제인엘리엇의 실험 후 많은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어떤 사회에서도 편견과 선입견은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틈, 집단 이기심일 수도 있으며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는 이것의 갭을 줄일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제인엘리엇 실험과 의도와 목적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에서 진행된 실험이 있다. 차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것인데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실
모두들 모여서 밥을 먹고 있는 가운데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석재..
석재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있다
짝을 뽑는 날
단짝과 헤어지고 석재랑 짝이 되자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 반 친구
PD : 학교 다니면서 제일 기분 좋았던 때가 언제야?
석재 : 현장학습 갔을때요~
PD : 왜? 무슨일이 있었는데?
석재 : 애들이랑 점심을 같이 먹었어요...
친구들과 유일하게 밥을 먹었던 현장학습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았던 때라고 말하는 석재...
국어시간에 선생님은 자기를 소개할 수 있는 글을 써보라고 하였다.
자신의 장점이나 단점, 학교를 다니면서 속상했던 일 등등
석재는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아서 속상했다고 적고 아이들에게 발표도 하였다
선생님은 그 후 왕따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른 반친구들의 의견은 모른채로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와 친구들이 싫어하는 친구를 적으라고 하였다.
그 결과,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는 제각각인 반면,
친구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친구 란에는 석재의 이름이 쓰여있었다.
반 친구들은 석재가 뚱뚱하고 그렇기에 게으르고 더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근거없이 다른 친구들이 싫어하니까라고 하면서 다같이 석재를 싫어하고 따돌렸다.
제작진과 선생님들은 대책을 세우고 아이들을 차별하는 제인엘리엇의 실험에 기초한 또다른 실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http://phyaphya.tistory.com/44
제인엘리엇의 실험
어느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바로 "키가 작은 사람이 키가 큰 사람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과학연구결과가 나왔어요. 이건 정말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거에요"
선생님은 키 140cm를 기준으로 키가 그 이상이 되면 열등반이고 그 이하가 되면 우수한 아이들로 나누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사태파악이 안된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기도하고 황당하기도하여 웃음을 짓고 있다.
키가 큰 열등반 아이들은 빨간 조끼를 입혀놓고 키가 작은 우수한 아이들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구별해 놓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열등한 아이들이 되어버렸다.
1교시가 시작되자 선생님은 이때부터 대놓고 아이들을 차별하기 시작한다.
열등반이 대답하면 당연히 아는 단순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수한 아이가 대답을 하자 매우 놀라고 경탄하며 칭찬을 해주기 시작한다.
그러자 열등반 아이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마치 제인엘리엇의 실험 때처럼 점점 소극적이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
쉬는 시간이 되자 열등반 아이들은 너도나도 달려나와 키를 다시재기 시작한다
자기는 머리카락 때문이라고 신발을 실내화를 벗으면 열등반이 아니라고, 다들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선생님은 2교시에 조금더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열등반 아이가 책을 읽자 선생님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왜그렇게 읽냐 등등 아이들을 혼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열등반 아이들은 점점 더 긴장하여서인지 실수도 하고 혼나고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재미있게도 열등반인 석재는 선생님이 꾸중을 하고 혼을 내도 혼자 반응이 없다.
이미 따돌림을 통해 자신이 열등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아이들은 하나 둘 조끼를 벗으며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점심시간이 되어 급식을 받을 때도 키작은 아이들을 먼저 식사하게 하였고
키가 큰 열등반 아이들을 나중에 먹으라고 하자 결국 한아이는 눈물을 터뜨린다
열등반아이들은 항의하기 시작한다.
수업이 끝나고 열등반 아이들만 따로 모여서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였다
선생님이 그룹을 나눈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저희를 비교하는 거 같아서 짜증났어요"
"선생님이 나누시고 차별해서 수업도 재미없고..."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열등반 아이들은 다모여 흐느끼며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들은 집에가서도 울며 부모님에게 차별을 당했다고 이야기 한다.
우등반 아이들도 집에가서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였는데 칭찬받고
그래서 기분은 좋았지만 열등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튿날, 선생님은 또다른 거짓말을 아이들에게 한다
"선생님이 어제 그 키를 가지고 좀 더 우수한 상대적으로 덜우수한 아이들이 있다고 하였잖아요?
근데 이건 동양이 아닌 서양의 어린이들한테만 해당이 된다고 하네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어제의 우등반이었던 아이들을 열등반으로 구분하였다.
어제의 열등반은 금새 웃음을 되찾았다
어제의 우등반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미술시간, 선생님은 우등반에게만 물을 퍼다주고 어제와 똑같이 빨간 조끼의 아이들을 차별하기 시작한다.
열등반의 아이가 그림을 그리자 부엉이 다리가 너무 짧다고 별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우등반 아이의 그림
선생님은 너무너무 기발하다며 칭찬을 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났냐며 역시 키가 커서 그런가 보다라고
선생님은 계속 우등반을 칭찬한다
"인간차별..."
첫날 보다 더 반응이 노골적으로 나타난다
키작은 친구들 중 우유를 안마신 친구에게 키작은데 우유까지 안마시면 어떻게 할까 라고 꾸짖자
키작은 아이들은 아무말 못하고 우유를 마신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사건이 터진다
우등반 아이가 키작은 여자아이를 놀리면서 싸움이 점점 커져버린다
결국 열등반 대 우등반의 대립구도로 반아이들의 갈등이 심화된다
다음 수업시간
우등반 아이들은 열등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동장에나가서 자유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이것을 지켜보는 열등반의 아이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열등반 아이
피켓도 등장한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열등반 아이를 모아놓고 오늘 느낀 감정을 이야기해보라고 한다.
"차별당하고 애들한테 놀림 당해서 싫었어요"
"차별받아서 속상했어요"
선생님 :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이 됐을때는 아주 작은 것도 큰 고통처럼 느껴지고 아프고 그런거에요.. 잘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은 각각 하루씩 부당한 이유에 의한 차별을 경험하였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2일간의 일이 모두 실험이었음을 이야기하였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차별했던 이유를 설명하고 집에 돌아가 그 동안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는 숙제를 내었다.
첫째날 우등반이었던 아니는
"불쌍해요.. 그리고 미안해요"라고 하였다
실험 마지막 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2일간 차별당하면서 느낀점과
그동안 비슷한 편견에 빠져 친구들을 차별한 경험이 있는지 질문하였다.
누가 먼저 일어나 발표하지 못하는 아이들, 학생들은 선생님의 의도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타인의 입장보다는 자신이 받은 고통과 괴로움에 집중하였다
"선생님이 차별을 하셔서 놀랐다. 그런데 가짜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자신들이 받았던 차별에 석재를 대입하여 떠올리기도 하였다.
"석재가 왜 우리반에서 차별당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뚱뚱해서일까? 공부를 못해서..? 차별은 마음이 만들어 낸 것 같다. 친구들이 그러는 것을 보고 이렇게 된 것 같다. 지금 나의 마음은 차별이 이제 없어져서 편하다"
"왜 여러분은 석재가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니? 석재는 사실 공부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굉장히 열심히해 그래서 석재 별명이 청소기야. 석재가 자기 자신에게 붙여준 별명이야 석재는 자기 자신이 잘하고 좋은점을 알고 있어 근데 여러분이 다른 어떤 편견때문에 아무것도 못 본거야."
선생님의 지적에 자기안의 편견을 발견하게 된 반 아이들
그리고 칭찬카드라는 치료법을 쓰게 된다. 칭찬카드는 집단 따돌림을 치료하는 치료법으로 따돌리는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고 피해자에게는 자신감 회복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이방법을 통해 반아이들은 매일 4명을 뽑아서 반 전체가 돌아가며 칭찬해주기 시작한다.
반 친구들이 석재에게 쓴 카드
카드는 쓴 사람이 직접 전달하면서 스킨쉽을 해야 한다
칭찬카드 이 후 석재에게 몰리는 아이들..
그리고 일주일 후
반 친구들과 어울리는 석재
급식도 여럿이 함께 즐겁게 먹고 있는 모습이며 수업시간에 자신감도 회복 되었다.
"석재랑 말도 하고 같이 놀다보니까 석재가 예전에는 못생기고 나쁘고 그렇게 보였는데
그런데 석재가 어울리다 보니까 석재가 착하고 그런 아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쉬는 시간 되면 아이들이 같이 놀자고 그러구요
다른 친구는 학교 올 때 맛있는 것도 사서 나눠줘요" 행복한 미소를 짓는 석재
실험이 끝나고 일주일 사이 아이들은 석재에게서 외로움과 따뜻함을 발견했다.
그리고 마음으로 다가가면서 그동안 몰랐던 석재를 알아가고 있다. 마음이 흐르는 요즘 교실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다.
차별을 겪으므로써 화해와 소통을 느낀 4학년 5반 아이들
차별은 겪어보기 전까지 그 괴로움을 알지 못한다. 미안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어떠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생겨 버린다면 이미 자기도 모르게 또다른 실험의 실험체과 되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어떠한 거짓말을 한다면 그것을 쉽게 믿어버리고 그 작은 틀안에 우리를 결정지어 한계에 다다르게 한다. 석재와 아이들, 그리고 제인엘리엇의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이미 어떤 편견이나 작은 생각에 갇혀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본다. 치료가 필요한 건 어쩌면 11살 아이들 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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